다수의 그래미 위닝 아티스트! R&B/Soul 디바 ‘Alicia Keys'

마치 멜로디에 영혼을 불어 넣은 듯한 아름다운 보컬, 그리고 가슴에 스며드는 피아노로 구성된 R&B 발라드 히트곡들을 내놓으면서 2001년 데뷔 이래 Alicia Keys는 하나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됐다. 작곡과 노래는 물론 연주와 프로덕션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녀였고 젊은 나이에 이미 비범한 관록을 보이면서 R&B/소울 신을 접수해나갔다.

데뷔 당시에는 그 기악적 재능 때문에 “여자 Prince”로 각인되기도 했는데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발라드들을 꾸준히 노래하면서는 “여자 Elton John”처럼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Aretha Franklin과 Janis Joplin의 융합이라 평하기도 했다. 2001년 데뷔 이래 전세계 토탈 세일즈 3천 만장, 15개의 그래미 수상, 그리고 5개의 정규 앨범 중 4개를 빌보드 1위에 올려내는 등 그야말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 올려나갔다.

2001년 무렵 뜨거운 데뷔작 [Songs In A Minor]를 통해 Alicia Keys의 재능이 비로소 폭발한다. 앨범은 천2백만 매 이상을 팔았고 2001년 가장 많이 판매된 데뷔앨범으로 꼽혔다. 그래미에서도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5개 부문을 독점해내면서 비평적인 면에서도 큰 수확을 일궈낸다. 근 얼마 동안 데뷔 앨범으로 이 정도의 실적을 이뤄낸 R&B 아티스트는 없었다.

2년 후 겨울에는 국내에서도 유독 사랑 받았던 발라드 ‘If I Ain’t Got You’를 수록해낸 두 번째 정규앨범 [Diary Of Alicia Keys]가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히트를 기록해낸다. 사회활동과 영화배우로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면서 [As I Am], [The Element Of Freedom]을 차례로 공개한다. Swizz Beatz와의 결혼과 출산 이후의 심경변화를 맞이한 그녀는 2012년 11월에 [Girl On Fire]를 발표하면서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나간다. R&B 필드에 축을 고정시켜내는 와중에도 전자음악 등을 받아들이면서 창작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폭넓은 음악들을 엮어내 갔다.
최근 뉴스를 살펴보자면 2014년도에는 둘째 아이를 출산했고, 작년도에는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해 5시간 50분만에 26마일을 완주해내기도 했다. 그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의료품을 제공하는 단체 “Keep A Child Alive”를 지원하기 위해 출전했다고 한다. 참고로 5만 명의 마라톤 주자 중에는 Ethan Hawke와 테니스 선수 James Blake (뮤지션 James Blake와는 동명이인)도 있었는데 이들 역시 Alicia Keys처럼 각각 노숙자와 중독자들, 그리고 암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라톤에 출전했다고 한다.

현 시대의 분위기를 그녀의 시선으로 담은 앨범 [HERE]
Alicia Keys는 이미 2016년 5월 무렵 “자신을 숨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메이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몇몇 사람들은 유난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Alicia Keys는 자신은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메이크업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그의 말대로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노 메이크업 얼굴을 커버하는 여섯 번째 정규 앨범 [HERE]이 발매되었다.

[Girl On Fire] 이후 4년이 지난 2016년에 발표된 [HERE]는 스스로의 심경의 변화를 담아낸 작품이 됐다. 인터뷰에서 Alicia Keys는 지금까지 스스로를 굉장히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진정한 자신에게 접근하고 싶었다 밝혔다.

나약한 점을 가진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숨기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그러한 방식은 자신에게 매우 큰 변화를 안겨줬고 진심을 담은 생생하고 정직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도 밝히고 있다. 이는 일종의 원점회귀로 앨범에는 그녀의 뿌리라 말할 수 있는 뉴욕, 그리고 힙합 문화를 바탕으로 한 곡들로 채우고 있다.

강인한 여성성, 그리고 미국과 세계의 정세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 것은 올해 발표된 Beyonce의 화제작 [Lemonade]와도 데자뷰된다. 스스로도 자신을 그렇게 지칭하기도 하지만 이따금씩 Beyonce는 여왕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Alicia Keys의 경우 Beyonce처럼 왕좌에서 노래하는 것이 아닌, 작금의 세계에 의문을 품고 고민하며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은 눈높이로 이를 관조해내고 있다는 인상을 주곤 한다.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Alicia Keys의 조금은 무거워진 생각의 힘이 성실한 목소리에 힘껏 실려 있다. 단숨에 마음을 현혹시키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결과물이지만 깊이가 있었고, 이는 서서히 듣는 이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어온다. 이제는 Alicia Keys를 이야기할 때 “연륜”이라는 단어를 써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으며, 곡의 퀄리티와 연주 또한 더욱 원숙해진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유연한 인상의 앨범으로 그녀의 인간적인 부드러움이 전면에 드러나 있다. 이는 내용면에서도 짙게 화장한 채 앨범커버에 등장했던 이전 작 [Girl On Fire]와는 정반대에 놓여진 성격의 작품이었다. 그녀의 내면에 흘러 넘치는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무척 친숙하게 다가온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현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저장해내고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는 앞으로 20, 30년이 지난 후 돌이켜 봤을 때도 “그때”의 음악으로 기억될 것이다. “레코드”가 현재를 기록하는 매체라는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곤 하는데 새삼 이런 명제를 곱씹어보게끔 하는, 귀중한 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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