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앨범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로 데뷔한 최초의 아티스트!

[Beyonce] 이후 2년 4개월이 지난 4월 24일, 마찬가지로 예고 없이 여섯 번째 정규 작 [Lemonade]가 발표됐다. 남편 제이지(Jay-Z)가 인수해 소유하고 있고 비욘세 역시 공동소유자 자격이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에서 독점으로 배포가 시작됐다. 전작의 경우 아이튠즈를 통해 공개했는데, 이제는 아예 비욘세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유통 플랫폼을 통해 이것을 릴리즈하고 있는 셈이다.

‘비주얼 앨범’ 형태가 됐으며, 따라서 단지 음악만을 듣고 이 작품을 온전히 감상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음악을 프로모션 하는 의미를 넘어 이것은 작품의 일부로써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각 비디오마다 개별적으로 감독 이름이 표기되어있지는 않은 상태인데, 대충 비디오의 참여진들을 살펴보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던 카릴 조셉(Khalil Joseph), 비욘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드 투어소(Todd Tourso), 제이지와 비욘세의 ‘Bang Bang’ 비디오를 만들었던 디케일 리마쉬(Dikayl Rimmasch) 등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 앨범에서도 두 편을 작업했던 뮤직 비디오 거물 요나스 애컬런드(Jonas Akerlund), 그리고 현재는 영화감독으로도 맹활약 중인 마크 로마넥(Mark Romanek) 또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부의 아름다운 풍경이 자주 등장하는 비디오에는 몇몇 직설적인 연출을 담아내면서 보는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어내고 있다.

‘미국에 사는 흑인 여성의 환희와 시련을 담은 대서사의 선언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총 12곡 중 8곡이 배우자의 부정으로 인한 여성의 분노와 고통, 그리고 슬픔을 다뤄내고 있다.

Beyonce의 두 번째 비주얼 앨범, [Lemonade]

[Lemonade]라는 앨범의 제목은 알려진 대로 서양 격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격언은 본 앨범에 수록된 ‘Freedom’ 말미에 샘플링된 제이지의 할머니 해티 화이트(Hattie White)가 90세 생일 때 가족들 앞에서 이야기한 음성에도 담겨있는데, “만약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그걸 레몬에이드로 만들어내라” 라는 내용이다. 이는 만일 괴로운 일이 있으면 그것을 이용해 기회로 바꾸라는 골자로, 현재 비욘세가 처한 상황은 물론 미국 사회의 흑인과 여성들이 겪는 고충을 좋은 상황으로 바꾸기 위한 의미로도 축약 가능하다. 비욘세는 자신의 개인적인 역경을 고스란히 미국 흑인 여성의 문제로 대입, 추적해나가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음악이란 창작자의 성격과 태도를 반영해내는 예술이고, [Lemonade] 만큼 큰 규모를 들여 이를 구석구석까지 표현하고 있는 작품은 드물었다. 이는 과거 마빈 게이(Marvin Gaye)가 이혼 직후 위자료에 따른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이미지 실추로 걱정하고 있을 무렵, 자신의 결혼생활이 분열되는 과정을 그려낸 걸작 [Here, My Dear]과도 데자뷰 된다. 비욘세의 경우 이혼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인간관계의 균열이라는 테마는 아티스트에게 있어 커다란 창작의 영감으로써 작용해내곤 했다. 앨범에는 마치 당장에라도 헤어질 것 같은 내용의 가사들로 가득하지만 사실 비디오의 마지막을 보면 자신의 결혼식 영상이라던지 제이지와 딸 블루 아이비(Blue Ivy)와 놀고 있는 영상들을 삽입해내면서 감동적인 형식으로 귀결지어내려 한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소리와 가사, 영상 등 가능한 모든 표현을 구사해내면서 현존하는 톱 아티스트의 현재를 철저히 기록해낸 작품이 됐다. 앞서 나가있는 만큼 싸우고 극복해나가야 할 것도 많다. 인간, 그리고 사회적 탐구는 물론 음악적 탐구 측면에서도 본 작은 놀랍다. 제임스 블레이크와 뱀파이어 위켄드, 애니멀 컬렉티브, 그리고 파더 존 미스티 같은 아티스트들을 비욘세의 앨범에서 만나게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앨범에는 이처럼 수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비욘세 만의 색깔은 오히려 견고한 편이다. 개성은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전 작 [Beyonce]가 쇼 비즈니스의 정점에 서있는 비욘세 자신의 지금까지의 삶과 현재를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의 경우 사회적인 부분들까지 확장시켜냈다. 현 시대의 혼돈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표현해내고 있고 과연 이렇게 까지 의욕적이면서 사회참여적인 엔터테인먼트가 그간 있었는지 자문하게 된다.

남녀 간의 문제, 그리고 인종 문제는 결국 이해관계의 문제이고 때문에 정말로 어렵다. 스스로의 정체성과 타인과의 상대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해야 한다. 손쉬운 이상주의 따위가 통용되기에는 이 과정에 너무나 많은 복합적인 사안들이 얽혀있다. 하지만 모순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인간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다. 비욘세는 이전 앨범과 본 작을 통해 팝 음악의 유통구조와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앨범을 통해 변하지 않는 인간의 공평한 삶의 가치, 그리고 관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을 유지하고, 또 무엇을 변화시켜내야 할지를 탐구해나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들의 몫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기로에 서있는 와중 비욘세는 담대한 자세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구원의 소울 팝 레코드 하나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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