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돌풍을 다시 일으키고 있는 미국 5인조 걸그룹 'Fifth Harmony'

과거 해외 음악시장의 걸그룹 열풍과는 다르게, 2010년대 들어서 걸그룹을 해외 주요 차트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5인조 걸그룹 Fifth Harmony가 신곡 ‘Work From Home’으로 세계 주요 차트에서 선전하며 돌풍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여성 그룹이 빌보드 Pop Songs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Pussycat Dolls 이후로 무려 약 10년만이라고 한다.

Spice Girls, Destiny’s Child의 계보를 잇는 슈퍼 걸그룹의 등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2012년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The X-Factor US 시즌 2″를 통해 결성되어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음악시장에 걸그룹 돌풍을 다시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 바로 개성만점 5인조 걸그룹, Fifth Harmony다.

2015년 2월에 공개된 그들의 본격적인 첫 정규 앨범 [Refelection]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앨범은 첫 주에 총 8만장 (그 가운데 6만 2천장이 전통적인 CD판매고로 기록한 것임)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빌보드 200 앨범 차트 5위로 데뷔했다. 이는 2008년 Pussycat Dolls가 [Doll Domination](2008)로 기록한 이후를 기준으로 걸 그룹으로서 미국 시장에서 첫 주에 거둔 가장 많은 판매고였다.

앨범의 선행 싱글들인 ‘Boss’와 ‘Sledgehammer’는 모두 미국 시장 기준으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합산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또한 세 번째 싱글이었던 ‘Worth It (Feat. Kid Ink)’는 빌보드 Hot 100차트 12위까지 올라가면서 그룹의 역대 미국 내 최고 히트곡이 되었고, 13개국의 음악 차트에서 10위권에 진입하고 12개국에서 골드 이상의 음원 판매를 보이며 이들이 국제적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주었다. ‘Worth It (Feat. Kid Ink)’의 경우 국내에서도 바이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클럽, 주점 등에서 자주 틀어지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대망의 소포모어 앨범 [7/27]

2015년 가을, 그들은 두 번째 정규 앨범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Dinah Jane은 새 앨범에 관해 스핀(Spin)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새 앨범은) 아무도 정말 본 적 없는 Fifth Harmony의 면모를 보여줄 거에요. 저희의 첫 앨범은 매우 팡팡 튀는 앨범이었다면, 이번에 저희는 그 이면에 있는 우리 그룹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거에요.”

실제로 Max Martin부터 Stargate 등의 유명 프로듀서들이 그녀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정보가 흘러나왔고, 멤버들도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실제로 그 작업은 이번 앨범에서 ‘All In My Head (Flex)’라는 곡으로 완성되었다.)

몇 개월 동안의 앨범 녹음 작업이 끝난 후, 2016년 2월에 멤버들은 그룹의 오피셜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 앨범의 타이틀과 커버를 공개했다. 앨범의 타이틀을 [7/27]로 정한 이유는 바로 이들이 엑스 팩터에서 처음 결성된 2012년 7월 27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Normani는 “우리는 여러 타이틀 사이를 왔다 갔다 했지만, 그룹의 결성 기념일을 사용하자는 Lauren의 의견에 공감했어요. ‘7/27’이란 타이틀이 시각적으로 멋지고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날을 기점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일들을 생각하다 보면, 제 생각에도 참 멋진 시간들이었어요. 이 타이틀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으며, 그럼에도 항상 다시 우리를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주는 제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이 앨범 타이틀에 의미를 부여했다.
2016년 2월 26일에 먼저 공개되어 빌보드 Hot 100 12위까지 올라갔고, 12개국에서 10위권 히트를 기록한 앨범의 첫 싱글 ‘Work From Home’은 톡톡 튀는 일렉트로닉 비트를 앞에 내세우지만 편곡은 미니멀하게 가져가면서 멤버들의 보컬을 더 섬세하게 들려준다. Fifth Harmony의 멤버들의 각각의 보컬이 부각되면서도 틈틈이 화음으로 겹쳐지는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다.

앨범 발매 전인 3월에 뮤직비디오가 각각 공개된 바 있었던 ‘The Life’는 에코잉이 강한 전자음과 EDM 스타일의 비트를 활용하면서 트렌디함을 살렸지만, 역시 중독성 있는 그루브가 실린 보컬 라인이 전면에 나서기에 기존 해당 장르의 곡들보다 쉽게 다가온다. 그리고 5월 초에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Write On Me’는 트로피컬 하우스 타입의 전자음과 느린 아프리칸 리듬을 전면에 내세운 곡으로 이런 스타일의 비트를 주도하는 노르웨이 출신의 DJ겸 송라이터 Kygo가 참여한 곡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보컬 역시 힘을 빼고 부드럽고 낭만적인 톤으로 들려온다.

나머지 수록곡들 역시 Fifth Harmony의 보컬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흥겹고 강력한 R&B/Urban 댄스 팝 트랙들과 여유로우면서도 흥을 가진 그루브를 가진 트랙들로 가득하다. 먼저 업비트의 댄스용 트랙들을 점검해보자. 앨범의 포문을 장식하는 ‘That’s My Girl’에서는 재지한 혼 샘플의 반복적 활용과 절 중간부에 들려주는 클럽 지향적 브레이크, 그리고 파워풀한 훅이 보여주는 에너지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흥겨움이 가득하다.

이번 앨범에서 Fifth Harmony의 음악적 특징으로 더 방점을 둔 부분은 비트는 그리 빠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소울풀한 여유로움과 끈적한 그루브가 포함된 댄서블한 팝 트랙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래퍼 겸 보컬리스트 Fetty Wap이 피처링한 ‘All In My Head’는 미디움 템포의 비트 드롭과 레게 스타일의 리듬 그루브를 풀어내며 은근한 흥을 끌어내고, 릴랙스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리듬과 비트 위에서 R&B 리듬 위를 충실하게 타고 흐르는 멤버들의 보컬이 매력적인 ‘Gonna Get Better’, 약간 빈티지한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근래의 딥 하우스 리듬을 잘 어우러지게 만든 슬로우 일렉트로닉 R&B트랙 ‘Dope’, 조금 묵직한 신스 비트 위에서 멤버들의 감성적 보컬의 매력이 빛나는 발라드(?) ‘No Way’가 이런 분위기를 대표한다.

전체적으로 무엇보다 좋은 멜로디와 리듬, 훌륭한 보컬 하모니를 갖춘 수준 높은 트랙들로 앨범을 채웠기에, 음악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을 이 앨범에서 처음 접할 리스너들의 입장에서도 자동차에서나, 클럽의 파티에서나,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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